수상한 메신저(Mystic Messenger)

[Unknown X 여주] 각설탕

설멩이 2016. 8. 19. 20:58

*스포주의
*707 배드 엔딩 1 변형
*TIGGER WARNING*




나의 낙원은 이곳에.
너를 볼 수 있고, 내가 살아도 되는 이곳에.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곳은 오로지 이곳이야.


"너는 이곳에 있을 거야."

빛이 들어오지 않는 이끼가 잔뜩 낀 지하의 독방. 바깥과 연결고리는 문에 달린 아주 조그만 창. 천장에 달린 작은 전등은 겨우 조금 앞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빛이 새어 나오지 않는다.
시원하게 느껴지는 지하실 냄새. 그 안에 나는 그 여자를 가두었다.
나는 그 여자의 발목에 긴 쇠사슬을 채워 침대와 연결해 두었다. 어차피 밖으로 나가지 못 할 테지만.

"이제 말해도 좋아. 아, 참. 입이 막혀있었지?"

그 여자의 입을 막았던 테이프를 거칠게 뜯었다. 볼살이 빨갛게 올라왔고, 그 여자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이게 다, 루시엘 그 녀석 때문이야. 알지?

"당신은..."
"이제부터 네 주인이지."

너는 이제 내 거야. 너는 루시엘 그 녀석에게 돌아갈 수 없어.
멈추지 않는 웃음이 너를 더욱 절망에 빠트리고 나를 더욱 쾌감에 빠지게 한다.
그래, 계속 절망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을 정도로 깊게 빠져버려. 그리고 넌 네 눈앞에 있는 나만을 찾게 되겠지. 그 자식이 아니라 나를.

"...세븐 씨?"

날 그 자식과 착각하는 너를 보자니 화가 미칠어 오른다.

"그래, 그 자식과 나를 헷갈릴 수도 있지. 쌍둥이니까."
"네?"

침대 위에 앉아있는 너에게 다가가 침대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네가 그 자식과 나를 혼동하는 일은 이제 절대 없을 거야. 날 절대 잊지 못하게. 다시는 그 자식과 헷갈릴 수 없도록.

"자, 잠시만요?!"

나는 너를 전부 가질 거니까. 그 자식과는 확실히 다르단 걸 알려주고 싶으니까.

"잠깐-!"
"쉿"

한 손으론 너의 입을 막고, 다른 손은 너에게 나를 새기고, 그리고 너에게 나를 각인시키며 그렇게 계속.

"저항해도 소용없어.

그 자식을 다시는 생각하지 못하도록 나를 너에게 새겨놓을 거야. 얼굴도, 이름도, 존재 자체를 기억할 일이 없도록.

"처음은 아프지만 조금 있으면 기분은 좋아질 거야."

첫 만남은 각설탕처럼 껄끄럽고 뻑뻑해도 그 후엔 달콤하게 녹아내려 나를 갈구하게 될 테니 기다려. 각설탕이 녹아내리기에는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녹아내린 후에는 주체할 수 없이 달콤해지지.
그렇게 난 너에게 인식될 거야. 네가 나 없이는 살 수 없도록.

"저항해도 소용없어. 여긴 나 혼자거든."

조금씩 조금씩 단추를 풀어내리며 그 위에 도장을 찍고, 너의 몸을 쓸어내리며 너의 표정을 한 번.

"하지 말아요...!"

네가 찡그리며 날 혐오하는 모습이 좋으면서 싫은 이 기분은 뭘까. 날 좀 더 미워했으면 하지만 날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렇지만 그전에 널 먼저 가지는 게 순서겠지.
나에게서 도망칠 수 없도록.

"으우...!"

너를 탐하고 싶은 나는 더 이상 놀리는 것을 멈추고 닫힌 그 사이로 나를 밀어 넣었다. 흐읍, 하며 나를 밀어내려 애를 쓰는 너를 보자니 계속, 계속 더 가지고 싶어. 내가 없으면 안 되는 너로 만들고 싶어.
끝까지 나를 밀어 넣은 상태에서 조금씩 움직였다. 조금은 뻑뻑했던 그 공간은 조금씩 부드러워졌고, 기분 나쁜 표정으로 찡그리던 너의 표정은 지금은 조금 다른 찡그림으로 변질됐다.

"흐응...!"

너도 모르게 새어 나온 신음인지 양손으로 입을 막으며 필사적으로 소리를 감췄다. 그 모습에 조금은 심술이 나서 천천히 움직였던 몸을 조금씩 빠르게 움직였다.

"흡...으응...!"

막고 있는 손 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 가만히 있던 너의 허리는 나에게 맞춰 조금씩 움직였고, 나는 정복감에 휩싸였다. 넌, 이제 내 거야.
그 누구도 내게서 너를 가져갈 수 없어.

너는 조금씩 그 자식을 잊으며 내게 기대겠지. 그래, 역시 너에겐 나밖에 없어.



"언노운 씨..."

그녀가 지하실에서 나를 부른다. 지하에서만 지낸 탓인지 피부는 창백해졌다. 창을 놔줘야 하나.

"난 언제까지 여기에 있는 거예요?"
"평생."

네가 그런 말을 꺼내지 않을 때까지. 영원히 계속.

"하아..."

절망에 빠진 듯한 네 표정. 내게서 벗어나고 싶은 거야? 그래?
하지만 이걸 어째. 난 너를 절대 놓아줄 생각이 없는데.
네가 나를 원할 때까지. 내게 빌며 자신을 사랑해 달라고 할 때까지 넌 나밖에 볼 수 없어.
나는 너밖에 없으니까.

하고 있던 것을 멈추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얼굴에 싫은 표정이 전부 드러났다. 네가 그렇게 날 거부할수록 난 너를 더욱 가지고 싶어져.
아직까지도 그 자식을 잊지 못한 건지, 아니면 그저 나에 대한 거부감인지.

"으읏...!"

아무 윤활제 없이 거칠게 너를 뚫고, 고통이 일그러진 얼굴을 보며 쾌감에 젖어 더욱 깊이 들어간다.
조금씩 천천히 움직이다 조금씩 빠르게 움직임과 동시에 가뭄으로 갈라져 있던 너의 호수에 조금씩 물이 차올랐다.

"으응...!"

소리가 나며 너와 내가 닿았다 멀어지기를 계속 반복하며 조금씩 이를 악 문 네 입 사이로 흘러나오는 신음. 그 신음을 계속 듣고 싶어 너의 입을 막아 숨을 쉬지 못하게 만들었고, 입을 떼자 곧바로 들려오는 너의 신음소리.

"으, 흐응, 하앙...!"

그래, 그렇게 계속 소리를 내. 나에게 만족한다는 신호를 보내. 결국엔 너를 가지는 건 내가 될 테니.
승자는 내가 될 뿐이니.

"히익...!"

아래서부터 위로 너의 몸을 한 번. 그리고 위에서 다시 아래로 한 번 쓸어내리며 내가 기억하는 너의 성감대를 훑었다. 촉촉해져 있던 너는 이렇게 흥건히 젖어버렸다.

"오늘은 조금 하드하게 갈까?"

오늘은 평소처럼 한 번에 끝낼 생각이 없다. 너를 조금 더 안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를 조금 더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네가 나를 더 봐줬으면 하니까.

"흐응... 하아..."

이렇게 계속. 이 상태가 영원하기를 바라면서.

"으응...!"

너를 탐하며. 너를 강제가 아닌 너의 의지로 우리가 이럴 수 있다면.

"으읏..."

매일매일 이렇게 너를 탐하면 언젠간 네가 내 마음을 알까.
처음에 단단한 모양을 가졌었던 그 달콤한 각설탕은 조금씩 녹아내려 약간의 달달한 맛이 맴돈다. 하지만 다 녹아내리지 않아 그렇게 달지만은 않은 각설탕.

아직 반쯤 녹아내리지 않은 각설탕은 여전히 까끌거리며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