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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 × 707] 꿈 속의 나무 본문

수상한 메신저(Mystic Messenger)

[리카 × 707] 꿈 속의 나무

설멩이 2017. 1. 5. 01:41

* Non Couple
* 날조 多

* 본편과 내용 연관 적음



팔손이나무의 꽃말 : 교활, 기만, 비밀


"누나, 세란이는 잘 있는 거죠?"
"물론이지. 나랑 V가 돌아가면서 살펴주고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당신을 믿었다. 상냥한 미소와, 다정한 말투로 나를 안심시켜주던 당신을.


하지만 꿈이 깬 나는 알았다.

당신은 교활했고, 그것은 기만이었으며, 그 안도감은 나를 더욱 추락시키기 위해 더 높이 올라갈 디딤판일 뿐이었다.

상냥한 표정과 다정한 말투, 그리고 가끔 내게 보여주던 동생의 사진들은 내가 당신을 절대 의심할 수 없게 만들었다.

어떻게 당신은 그렇게 온화하고, 부드럽고, 따스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한순간에 그렇게나 변했을까.

...아니지, 당신은 분명 처음부터 그랬을 것이다.
당신은 한순간에 변한 것이 아닐 것이다. 나는 당신의 일면만 보고 당신을 믿었던 거야. 당신은 세란이 뿐 아니라 내게 있어서도 구원자였으니까.



"세영아, 세란이 사진 볼래?"
"아... 괜찮아요. 누나랑 형이 잘 보살펴주고 있겠죠."

그 지옥을 벗어날 탈출구를 당신이 만들어 주었고, 다시 그 지옥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잡아준 것도 당신이었고, 남은 동생을 생각하며 불안해하던 내게 동생의 구원자가 되겠다고 자처한 것도 당신이었다. 그랬기에 나는 믿었다.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 당신은 구원자야. 당신의 말대로 당신은 구원자가 맞아.

어쩌면.
어쩌면 이 모든 것은 내 탓일지도 모른다.
내가 세란이를 내버려 둔 채로 혼자 나가서.
세란이를 더 오래 고통 속에 혼자 놔둔 것 때문에.
내가 세란이를 데리고 탈출하지 않아서 그 아이는 자기를 버린 것이라고 생각하겠지.

나 때문이야.
내가... 내가 세란이를 방치했어.
그 누구에게도 부탁하지 말고 내가 직접 데려와야 했는데.
내가 그 여린 아이를 그 지옥 속에 혼자 두었던 거야.
바로 내가.



"구원자님을 모욕하지 마! 넌 나를 버렸지만, 구원자님은 날 버리지 않았어!"
"세란아..."
"그 더러운 입으로 내 이름 부르지 말란 말이야!"

후회된다.
모든 것이, 후회된다.
내가 차라리 너와 함께였다면.
너와 같이 그곳에서 지냈었다면 너는 지금보단 행복했을까.

난 답을 찾지 못하겠어.
나에게 있어서 최선의 선택이 너에게 있어서 최악의 선택이 되었다니.



"세란, 구원의 약을 먹으렴. 그러면 곧 편해질 거야."
"그만둬! 내 동생에게 대체 뭘 먹이려는 거야!"
"네 동생을 구원하려는 거야. 어때, 너도 구원받고 싶지 않아?"

당신은 내가 알던 그 사람이 아니다.
당신은 나를 구원했던 그 사람이 아니야.

날 기만하고, 비밀을 끝가지 가져왔던 당신은 내가 알던 그 사람이 아냐.

"어서 저자에게도 구원의 약을 먹이도록 해."
"예, 구원자님!"
"이거 놔! 나를... 우리 형제를 제발 내버려 두란 말이야!"
"그럴 수는 없어."


나는 세란이와 한번 더 인생을 살고 싶어.

이렇게 슬프게 만나는 인생 말고, 행복할 인생을.

당신처럼 어떤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인생.

우리의 행복을 바라는 인생을.


"넌, 우리에게 아주 큰 자산이 될 거야."


그건, 꿈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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